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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1. 9. 27]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의 중국 바로보기 "2011년 9월 중국인이 보는 한반도와 국제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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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중국연구소의 중국 바로보기

[2011년 9월 중국인이 보는 한반도와 국제질서]

 

세계 경제가 불안하다. 그럴수록 주목을 받는 나라가 중국이다. 중국의 정책은 또 한반도 정세 흐름을 바꿀 정도로 강력하다. 과거 중국의 정책은 중국 공산당이 일방적으로 주도했다. 그러나 인터넷 매체가 발전하면서 중국 공산당도 이젠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만큼 중국 인민의 인식이 중요해진 것이다. 2011년 9월 현재 중국인은 한반도 문제, 나아가 국제 질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동아시아연구원(EAI·원장 이숙종 성균관대 교수)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ARI·소장 이내영 교수)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중국인의 인식 흐름을 짚어 본다.

 

 

#1 한국에 대한 호감 식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국에 대한 호감도 조사(100점 만점)에서 한국은 평균 53.0점을 기록했다. 이는 인도(45.1)·베트남(39.8)보다는 높지만 러시아(60.8)·미국(54.5)보다는 낮은 수치다. 북한은 54.3점으로 한국보다 다소 높았다. 주변국 중 일본(35.6)에 대한 인식이 가장 낮았다. 항목별 조사에서는 한국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59.1점으로 북한 사람(61.7점)보다 낮았다. 다만 한국 기업과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호감도는 각각 59.4점, 59.1점으로 북한을 웃돌았다.

 

주목할 점은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이다. 정원칠 동아시아연구원 연구원은 “2006년과 2008년의 조사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각각 73.0점, 64.5점이었다”며 “우리나라 정치·경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분명 커다란 문제”라고 말했다. 호감도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원인과 관련해 정 연구원은 “한국이 중국보다 미국에 더 가깝다는 데 대한 불만과 중국을 좀 더 존중해 달라는 측면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2 북한은 여전히 중국의 친구

 

한반도 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은 36.7%였던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10.9%로 낮았다. 중국인도 한반도 통일을 바라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지도 반대도 않는다’는 응답이 절반 정도(50.5%)에 달해 그들의 속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인은 역시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다. ‘남북한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경우 북한을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29.4%에 달했다. 반면 한국에 대한 지지는 2.0%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의 55.9%는 ‘북한 체제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중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은 8.9%에 그쳤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개입에 대해서는 62.1%가 ‘안 된다’는 반응이었다.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 있다’(53.4%)와 ‘가능성 낮다’(44.0%)로 비슷했다.

 

중국인은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보였다. ‘한·미관계가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54.1%가 ‘부정적’이라 답했고, ‘긍정적’이라는 답은 20.3%에 그쳤다. 이정남 고려대 교수는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 미국 함대가 서해에 진입하는 등의 일을 겪으며 중국인 사이에 한·미동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거꾸로 북·중관계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63.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반대 의견은 10.5%에 그쳤다.

 

#3 중국의 굴기는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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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은 ‘가까운 장래에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리더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응답자의 24.4%가 ‘확신한다’고 답했고, 36.3%는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60.7%가 중국의 굴기(崛起)를 낙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59.5%)고 여긴다. 특히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미국이 중국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는 “일반인이 갖고 있는 이 같은 의식은 빛을 감추고 힘을 기르려는 중국 정부의 도광양회(韜光養晦)정책과 어긋난다”며 “중국 정부가 일반인의 의식을 어떻게 흡수할 것이냐에 따라 대외정책이 바뀔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렇다고 중국인이 미국 주도의 현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냐’는 질문에 52.4%가 ‘국제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드는 창조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15.3%에 그쳤다. 한석희 연세대 교수는 “당분간은 미국이 주도하는 체제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아시아로 눈을 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을 키운 나라가 중국이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91.0%가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은 58.5%, 일본은 39.1%에 그쳤다. 이내영 소장은 “최소한 아시아에서만큼은 중국이 최고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고 해석했다.

 

#4 중국의 문제는 부패

 

 중국인의 자국에 대한 자긍심은 한껏 부풀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는 답이 84.9%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이 갖는 자긍심은 경제력과 군사력 등에 집중된 것이었다.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80.1%가, 빈부격차 문제에 대해서는 72.2%가 ‘창피한 수준’이라는 반응이었다.

 

정치 민주화 분야에서도 절반 정도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정원칠 연구원은 “중국인은 자국이 이룩한 경제적 성과에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정부패·빈부격차 등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가 발전하면 할수록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부조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인은 또 중국의 발전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에너지 공급의 차질’을 지적했다. 경제성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우덕 기자·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2011 중국 국민인식 조사

 

동아시아연구원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중국의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 8~9월 1000여 명을 상대로 70여 개 문항을 물었다. 베이징·상하이 등 10대 도시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져 여론 주도층의 인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 다. 조사엔 서상민·정원칠·정한울 EAI 연구원, 이동준·이정남 ARI 연구 교수, 정주연 고려대 교수, 전재성 서울대 교수,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 한석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동아시아연구원=2002년 5월 설립된 독립 싱크탱크. 여론분석·아시아안보·북한·일본·중국 등 5개 연구센터에서 국내외 핵심 이슈 분석과 정책 개발을 진행한다. 이홍구 전 총리가 이사장이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1957년 6월 발족한 한국 최초의 대학 부설연구소로 아시아 지역 국가의 사회·문화·역사·정치·경제에 대한 종합적 연구를 수행 하고 있다.

 

원문링크 :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208/6280208.html?c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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