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서승(書承)에 대한 근대적 관심과 기록정신(최원오, HK연구교수)
2010.05.04 Views 2158
논문제목: 이야기의 서승(書承)에 대한 근대적 관심과 기록정신
논문저자: 최원오, 아세아문제연구소 HK연구교수
출판사항: 동아시아고대학 제21집, 동아시아고대학회, 2010년 4월
초록 :
본 논문은 이야기의 서승에 대한 근대적 관심이 된 대상은 무엇이었고, 그것의 배후에 숨겨져 있는 기록정신은 무엇인가를 고찰한 것이다. 그런데 근대라는 시기의 특성상, 구승되던 이야기의 기록화가 아니라, ‘書承의 書承’ 과정을 구비문학적 시각에서 고찰함으로써 주어진 논제를 다루고자 하였다. 주지하다시피 19, 20세기에 들어서 구비전승뿐만 아니라 책에서 책으로 전승되는 서승이 활발하게 나타났다. 특히 서승은 구승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지만, 그 기본적 원리는 구승과 유사한 것이었다. 일부는 당대의 구승에서 작품을 취하여 기록한 것도 있지만, 또 일부는 이전의 책에서 작품을 취사선택하고, 개변함으로써 이본을 생산해내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은 서승의 구비문학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표제에 제시되어 있는 ‘설(說)’, ‘담(譚)’, ‘문(聞)’, ‘담(談)’ 등은 이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준다. 여기서 ‘상징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서승이 의사구승(擬似口承)의 형식을 취하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자를 이용하여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은 ‘기록하다[錄]’나 ‘짓다[作, 記]’가 더 어울릴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이야기의 생성 지점내지는 출발 지점이 구승에 있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따라서 19. 20세기의 서승이야말로 ‘의사구승’의 정신을 지향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서승으로써 구승을 실현하려는 욕망’, 그것이 이 시기에 성행한 서승의 기록정신이다. 그리고 이 시기의 기록정신, 즉 ‘의사구승’을 실현하려는 기록정신은 각종 이야기를 ‘기(奇)’로 포괄하여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읽음으로써 이야기를 듣고, 읽음으로써 소문을 듣고, 읽음으로써 흥미꺼리를 듣게’ 하기 위해서는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강력한 표제가 요구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기(奇)’였던 것이다.
주제어 : 구승, 서승, 근대 구비문학, 기록정신, 기문(奇聞), 기담(奇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