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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11. 11. 3] [아침을 열며/이내영] 안철수의 선택은

2011.11.07 53396

[아침을 열며/11월 3일] 안철수의 선택은

 

10ㆍ26 재보선에서 표출된 기존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이 향후 정치지형, 특히 총선과 대선구도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 것인가에 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내년 4월 총선에서 주요 정당 현역 의원들의 고전이 예상되고, 제3당의 출범 등 정당체제의 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선경쟁에서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대세론이 타격을 받으면서, 야권통합의 성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여부에 따라 대선구도가 달라질 수 있는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향후 정계개편과 대선구도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변수는 안 원장의 행보이다.

 

새 정치의 아이콘이 되긴 했는데…

 

안 원장은 서울시장 재보선 과정을 통해 정치적 파괴력을 보여주었고,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부상하였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선언하거나, 제3정당을 출범시키는 등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를 보인다면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주말 동아시아 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재보선 이후 민심의 향배와 안 원장의 대선후보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결과들을 보여준다. 우선 단순 차기대선 지지도에서 박 전대표는 전월과 변화 없는 31.1%였지만, 안 원장이 25.9%를 얻어 9월 조사의 12% 격차가 5.2%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더구나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의 일대일 가상대결 구도에서는 안 원장이 47.7%로 42.6%에 그친 박 전 대표를 앞섰다. 9월 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43.7%, 안 원장 42.8%였으나 재보선이후 역전되었다.

 

아직 대선출마 여부를 밝히지도 않은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를 추월하는 대선주자로 부상하는 핵심 이유는 기존 정당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앞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지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답보상태에 머무는 반면 무당파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38.7%에 달했다. 또한 제3정당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비율은 9월조사에서 44.2%에서 47.8%로 조사되었다. 성난 민심에 충격을 받은 기존 정당들이 정당 리모델링을 약속하고 있지만 다수 국민들은 기존 정당에 대한 기대를 접었고, 안 원장에 대한 지지를 통해, 또한 신당창당에 대한 기대를 통해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 원장이 실제로 현실정치에 뛰어들고 대권경쟁에 나설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본인 스스로 본격적으로 정치에 나서는 것을 망설이는 태도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 원장의 대선출마를 만류하는 여론이 의외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대선출마에 대해 50.3%가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답했고, 28%만이 대선에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안 원장의 핵심 지지층으로 알려진 무당파의 절반 가까이가 그의 출마를 만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정당 체제와 대선구도 격변 예고

 

상당수 국민들은 안 원장을 현실의 정치지도자 보다는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 따라서 그가 실제로 대선출마에 나설 경우에도 현재의 지지층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더군다나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본격적인 검증과정이 시작될 것이다. 그는 짧은 시간동안 기존 정치권에 심각한 충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정치의 근본적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대변자가 되었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하지 않더라도 새 정치의 아이콘으로서의 영향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정치에 뛰어 들기로 결심한다면, 정당체제와 대선구도는 더욱 크게 요동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국민들의 개혁열망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남을 것인가, 현실 정치인으로 거듭날 것인가, 안철수의 선택이 궁금하다.

 

 

원본 위치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111/h201111022045522437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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