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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북한연구센터장)_ [칼럼] 세기의 북미 정상회담, 시나리오는, 2018.6.11

2018.12.18 Views 1120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정치의 역학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회담이 목전에 임박해 있다. 정상회담이란 고위험, 고수익의 게임이다. 특히 이질적인 지도자 간의 숨 막히는 포커 게임은 승부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거래의 달인으로 비유되는 비즈니스 대통령과 전용기를 외부에서 임대해야만 하는 가난한 독재국가의 3대 세습 지도자가 대면하는 정상회담이다. 트럼프·김정은의 6·12 싱가포르 회담은 역대 정상회담의 족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사례다. 역설적으로 양 지도자의 접점이 가능한 논리는 ‘통념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회담이 절실한 정상들의 야심(?)을 통해서 ‘부조화 속의 조화’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양측의 배후에는 중· 러 및 한·일 양국이 포진한 만큼 다국적 게임이다. 협상의 쟁점은 첫째, 미국이 일괄타결을 요구했다가 한 발 물러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포함한 완전한 체제보장(CVIG)이고, 둘째, 제조된 과거 핵무기, 핵물질의 현재 핵무기, 핵시설의 미래 핵무기와 ICBM의 폐기이며, 셋째, 사찰·검증·이행·보상 비핵화 일정 등이다. 3대 이슈를 중심으로 싱가포르 회담을 조망해보자.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우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를 결심한 만큼 장밋빛 전망이 가능하다. 양측의 ‘통 큰 양보’에 의한 윈윈(win-win) 게임이다. ‘좋은 협상, 착한 이행’이라는 명제에 부합하는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비핵화 단계를 신고· 사찰· 검증, 미래 및 현재의 핵무기 폐기, 과거에 제조된 핵무기 폐기 등 최장 3단계로 축소해 빅딜이 가능하도록 합의한다. 올해 노벨상은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3자에게 돌아간다. 다음은 ‘그럭저럭 버티기 시나리오’다. 양측은 전 세계에서 온 3000여명의 보도진이 숙박비가 아깝지 않을 공동선언문을 발표한다. 나쁘지 않은 합의임에도 싱가포르 회동 이후 워밍업의 3개월이 지나 가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쯤 이행이 난관에 부딪힌다. 핵무기와 시설의 신고와 사찰 및 검증을 둘러싸고 양측의 이견이 노출되기 시작한다. 국제기구의 사찰 정보와 북한의 고백이 불일치해 양측의 신경전이 전개된다. 국제적인 지지를 받은 합의문이 초반부터 미로에 부딪히기 시작한다. 트럼프의 트위터는 조변석개다. 벌써 2차 정상회담이 불가피하다는 뉴스가 보도된다. 트럼프는 비핵화가 빅딜이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협상에서 절감한다. 기대는 높았지만 용두사미의 시나리오다. ‘좋은 협상, 악한 이행’의 회담이 초래하는 필연적인 귀결이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다. 양측이 회담장에서 대면했지만 한두 번의 대화로 쟁점이 조율되지 않는다. 남북정상회담처럼 사전에 합의문 조율이 50%도 완료되지 않아 공동선언문 작성에 어려움이 많다. 양측은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은 CVID, 북한은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라는 문장을 반복하면서 담판에 주력한다. 이행 날짜를 구체적으로 명기하는 데 대한 평양의 거부감이 심하다. 1박2일의 회담에도 진전은 없다. 양측은 추가적인 논의를 계속한다는 미봉책 수준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각자 회담장을 출발한다. 향후 2차· 3차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게 성과라면 그나마 성과다. 취재진들은 모호한 결과를 해석하느라 혼선을 빚는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기대하지만 실제 포커 게임이라면 ‘그럭저럭 시나리오’에 돈을 걸고 싶다. 북·미 비핵화 회담은 시작이 반이 아니다. 뉴욕 양키스 야구팀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명언을 기억해야 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9회 말 스리 아웃이 돼야 게임이 끝난다. 매회 사찰과 검증 및 폐기가 착착 진행돼도 9회까지 갈 길이 멀다. 전 세계 수십억명의 시청자가 세기의 경기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명승부를 기대한다.   [출처] - 세계일보 [원본링크] - http://www.segye.com/newsView/20180610003555  

남성욱(북한연구센터장)_ [칼럼] 북한 비핵화 운명은 어디로 가는가. 2018.7.16

2018.12.18 Views 1040

북·미 싱가포르 회담 이후 한 달이 지나면서 북핵 문제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느낌이다. 조선시대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도원(桃園)을 화가 안견에게 그리게 했다는 몽유도원도 그림만큼이나 초현실적인 ‘트럼프·김정은’의 악수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하지만 빈약한 합의문을 들고 회담이 환상적이었다고 자화자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낯설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후속 고위급 회담을 위해 평양을 찾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만나지 못하고 ‘강도’라는 표현만 들었다. 협상이 비핵화의 본질에 근접하기는커녕 변두리만 맴돌고 있다.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위터에 올리는 초강수를 두었다. 비핵화의 핵심에 다가가지 못함에 따라 싱가포르 합의는 점차 저잣거리의 술안주로 전략하고 있다. 향후 북한 비핵화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우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 위원장이 친서 공개에 놀라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대로 진정성 있는 비핵화로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신중하게 추진한다. 2020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선거까지 최대 2년 동안 비핵화를 80% 이상 진행하는 시나리오다. 반대급부로 제재 완화와 함께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등으로 북·미 수교에 이르는 행복한 여정이 동반된다. 총론적이고 모호한 합의였으나 착한 이행으로 25년간의 동북아 숙원과제 해결에 서광이 열린다. 다음은 ‘그럭저럭 버티기 시나리오’다. 북·미 양측의 싱가포르 합의문은 각론이 부재한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비핵화의 ABC는 핵무기 및 시설의 신고와 사찰과 검증이다. 하지만 정상회담 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은 3대 요소가 실무회의에서 해결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구하는 격이다. 악마는 정상회담의 각론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곳곳에 잠복해 있다. 합의문의 마지막 항목인 미군 유해 발굴 사업도 금전보상이 제시되지 않으면 제자리걸음이 될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유해 발굴 대가로 총 2800만달러를 챙겼다. 정상 간 총론적 합의는 필연적으로 실무자들이 해결하기엔 갈 길이 멀다. 트럼프 대통령도 벌써 장기전을 내세우며 여론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지부진 시나리오’ 로서 평양과 워싱턴의 동상이몽 드라마다. 앞으로 시간은 누구 편인가. 30년 독재자와 4년 중임의 지도자 간의 임기 차이는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다. 북한은 파키스탄 모델을 벤치마킹해 핵 보유를 토대로 한 ‘핵 있는 평화론’의 논리를 전파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샅바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시진핑 중국 주석은 물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시도할 것이다. 모호한 합의의 종착역은 부진한 이행이다. 비핵화가 기대대로 진행되지 않는 데 초조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의 비난을 돌파하기 위해 스위스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새로운 도박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차 회담보다는 관객이 줄어들겠지만 그래도 흥행에는 크게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비핵화의 본질에 다가가기보다는 뉴스를 장악하는 돌출 깜짝쇼를 통해 스토리텔링 소재를 양산할 수 있음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할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검토하지 말자. 다시 북·미 양측 간에 말 폭탄이 횡행하고 한반도에 군사적 옵션 시나리오가 언론에 보도되는 장면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다만 북한이 정상회담 이후에 ‘강도’라는 단어를 구사한 것은 과거의 경험에서 판단할 때 좋지 않은 징후인 것은 분명하다. 초유의 정상회담 이후에 거친 비외교적인 용어가 튀어나온 것은 북한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문장을 통해 유감이 표현된다면 향후 비핵화 여정이 날카로운 가시밭길로 뒤덮여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1년 연장했으나 북·중 간 새로운 경협으로 제재는 향후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상황은 관리되고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북한 압박의 그물망은 점점 이완될 것이다. 한반도에 전쟁 위기는 사라졌으나 ‘불완전한 비핵화’로 ‘불안한 평화’에 의한 불확실한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출처] - 세계일보 [원본링크] - http://www.segye.com/newsView/20180715002196

남성욱(북한연구센터장)_ [칼럼] 평양 정상회담의 추억, 세계일보, 2018.8.20

2018.12.18 Views 1023

오피니언사설오늘의칼럼기자ㆍ데스크논설위원칼럼전문가칼럼외부칼럼기고ㆍ독자월드1948년 4월 19일 아침, 오후 6시 평양 모란봉 극장에서 개최되는 김일성 주석과의 남북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김구 선생은 우여곡절 끝에 38도 선을 넘었다. 예나 지금이나 남측의 고위급 인사가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논란이 뒤따랐다. 당시 김일성 주석은 김구와 김규식 선생을 초청하기에 앞서 평양에 온 남측의 특사에게 “우리가 통일을 위해 만나 이야기하는데 아무런 조건이 있을 수 없다. 두 선생님께서 무조건 이곳으로 오셔서 우리와 상담하시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온건 성향의 김규식 선생은 미국 하지 중장의 만류를 감안해 사유재산제도 승인 등 5개 조건을 김일성 주석이 승인하면 북행(北行)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일성 주석은 즉각 5개 항을 승인했다는 암호를 평양방송을 통해 알려왔다. “자주통일은 이 길밖에 없다”며 김구 일행은 당일 북행 저지를 위해 경교장(京橋莊)을 에워싼 우익청년과 학생을 간신히 따돌리고 뒷담을 넘어 평양으로 향했다. 김구 선생의 남북연석회의 참석을 놓고 당시 평가는 엇갈렸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그로부터 52년 후 남측의 대통령이 북한 사회주의의 성지(聖地)인 평양을 방문했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의 추억은 강렬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만큼이나 감동적이었다. 순안공항에 도열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수뇌부와 함께 꽃술을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환호하는 평양시민이 연출한 광기 서린 장면은 완벽한 영화 세트장인 북한이기에 가능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벤츠에 동승하며 미끄러지듯 사라지자 연도에서 기다리던 주민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질러댔다. 많은 사람은 두 사람이 승용차 안에서 무슨 대화를 나누었을까 궁금해했다.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도 임기 말이기는 하지만 특별했다. 남북한 간 ‘민족주의’를 상징하는 장면에서 정상회담보다 흥분되고 극적인 연출은 없었다. 최고 지도자가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민족문제를 논의하자는 대의명분을 압도할 논리는 존재하기 어렵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남북의 최고지도자가 대면해서 첨예한 문제를 해결한 전례는 발견하기 어렵다. 김구 선생의 불타는 애국심에도 김일성 주석과의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로 돌아와 유엔의 결정에 의한 남한의 단독 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세력을 규합했다. 하지만 2년 후 북의 남침으로 무력적이고 자주적인 통일이 시도됐다. 평화적으로 민족이 힘을 합쳐 통일을 이루기를 희망했던 김구 선생의 꿈은 민족보다는 이념이 우선인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연기처럼 사라졌다. 두 차례의 정상회담의 결과인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은 체제보다는 민족에 방점을 두었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지난해까지 6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북핵 문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성공 주장으로 민족 내부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이슈화됐다. 동북아의 국제정치를 뒤흔들 수 있는 메가톤급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최초로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개최됐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미가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의 ABC인 핵시설과 미사일의 신고, 사찰 및 검증의 부분적인 일보를 내디뎌 6·25 전쟁의 종전선언을 도출하는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 악마는 이행의 디테일에 있다는 경험에 따라 생산적인 결과의 도출 여부는 미지수다.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를 자처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9월 평양 방문이 발표됐다. 평양 정상회담은 통상 회담과 달리 일정이 사전에 확정되지 않고 매우 유동적이다. 행사의 주도권은 철저하게 갑의 위치인 평양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기존 두 차례 회담의 교훈이다. 형식이 불확실하니 회담의 성과 역시 미지수다. 홈그라운드인 평양 회담은 과거 김일성 주석의 김구 일행 초청에서와 같이 자신들의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 남측 인사가 조연으로 참여하는 격이다. 3차 9월 평양회담은 형식에 상관없이 비핵화에 디딤돌을 놓지 못한다면 과거 고위급 인사의 평양회담과 차별화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비핵화와 협력의 균형이 무너지는 민족문제 시각보다는 국제정치로 접근하는 방식이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출처] - 세계일보 [원본링크] - http://www.segye.com/newsView/20180819002248  

남성욱(북한연구센터장)_ [칼럼] 문대통령이 평양에서 할 일, 세계일보, 2018.9.17

2018.12.18 Views 1037

문재인 대통령의 3차 남북정상회담은 집권 후 세 번째 개최를 의미한다. 한편으로 전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평양을 방문하는 남한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2000년 평양에서 최초로 개최된 김대중·김정일 정상 간 회담은 가보지 않은 길이라 극도의 긴장과 흥분 속에서 진행됐다. 2007년 노무현·김정일 정상 간 회담은 임기 말이기는 했지만 최초의 육로 방북에다 양 정상 간의 독특한 캐릭터로 주목을 받았다. 북한 노동신문 표현대로 “북남 간 수뇌 상봉으로 민족의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민족주의가 한반도에서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1차 평양 정상회담 이후에도 2006년 북한은 핵실험을 자체 일정대로 감행했다. 이후 보수, 진보정부를 가리지 않고 5차례의 추가 핵실험을 결행해 헌법과 노동당 규약에 핵보유국을 선언했다. 과거 두 차례의 평양 정상회담의 키워드는 ‘우리 민족끼리’였다. 민족 공조 분위기가 1, 2차 평양정상회담과 유사할 수 있겠지만 국제적인 여건과 환경은 매우 엄중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미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적인 위상을 높인 바 있고 사회주의의 성지(聖地)인 평양이라는 홈그라운드에서 진행되기에 다양한 상징조작을 통해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3차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라는 국제적인 ‘뜨거운 감자’를 해결해야 하는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과거 평양 정상회담과는 달리 매사가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 200여명의 방문단에 대기업 총수까지 동행해 묵시적으로 경협 메시지를 북한에 던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미 수출 등 미국과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은 남북경협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에 해당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환영과 환송 만찬에서 북한 안내원이 강권하는 백두산 들쭉술에 취해 던지는 호기의 발언은 추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 경험에서 불문가지다. 부수적인 우려를 제외하면 3차 평양 정상회담의 핵심은 교착상태에 처한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7월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의 결과는 싱가포르 합의의 맹점을 적나라하게 표출했다. 총론적이고 모호한 합의는 이행에서 갈등을 초래한다. 폼페이오의 핵과 미사일 리스트의 신고 및 비핵화 시한 제시 요구에 대해 김영철 북한 통전부장은 “강도 같은 행태”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양측의 갈등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제안으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곡예비행 중이다. 북한은 풍계리와 동창리의 핵과 미사일 관련 시설의 폐쇄와 철거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며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념적이지 않은 행태, 미국의 11월 중간선거와 탄핵 가능성으로 워싱턴의 국내정치도 예측불허 상황이다. 북한이 이번 비핵화 기회를 포착하지 못한다면 비핵화는 장기전으로 가며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사태의 엄중함과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특사단처럼 북한의 입장을 전달받아 국민에게 알리기보다는 김 위원장을 설득해야 한다. 이미 특사단의 보고로 김 위원장의 복안을 파악하고 있는 만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신고와 검증 절차’를 충족시킬 방안을 긴밀하게 협의하고 미국의 정책을 이해시켜야 한다. 북한은 이미 2003년 제출했던 핵시설의 리스트와 미국이 보유한 정보가 불일치해 이를 검증하는 문제로 갈등이 격화됐던 추억으로 예민할 것이다. 반면 신고, 사찰, 검증은 모든 비핵화의 ABC조치인 만큼 이 문제의 진전 없이 비핵화는 유명무실하다. 문 대통령이 비핵화의 초기단계에서 신고와 검증조치를 이끌어내는 ‘문의 기적’을 평양에서 합의한다면 역사적인 과업 수행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반면 2박3일 동안 비핵화에 관한 총론적인 단어로 일관하고 귀환한다면 추석 식탁에서 ‘그저 그런 정상회담’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처] - 세계일보 [원본링크] - http://www.segye.com/newsView/2018091600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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