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對)일 협상전략: 약소국과 중견국의 외교행태와 협상목표를 중심으로(손기영, HK 연구교수)
2011.11.30 Views 51335
논문제목 : 북한의 대(對)일 협상전략: 약소국과 중견국의 외교행태와 협상목표를 중심으로
저자 : 손기영 (HK 연구교수) (박창건, 최청호 공저)
출판정보 : 《대한정치학회보》 19(2), 2011년 10월
초록
본 연구는 6자회담과 양자회담에서 표출된 북한의 대일 협상전략의 특성을 조명하는 것이다. 이것은 행위자의 정체성과 역할이라는 관점에서 북한을 ‘약소국(small power)’으로 일본을 ‘중견국(middle power)’으로 가정하여, 북일 양자 간 협상의 형태를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북한의 대일 협상전략은 통상적으로 실리주의적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특히 6자회담에서 핵포기를 동반하는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보다는, 협상의 과정에서 가능한 많은 식량과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것은 냉전기의 이념을 앞세운 북한식 사회주의 외교가 체제유지와 경제적 생존이라는 현실 앞에서 제약받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북일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일본을 향해 실리적 외교 기조를 더욱 강화했다. 일본의 입장에서도 납치문제가 국내적으로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핵 문제의 해결만으로 북일관계를 진전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북일협상의 재개를 위해서는 인간안보를 중요시하는 중견국인 일본의 요구에 부응해 납치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 인간안보의 문제는, 핵이나 미사일과 같은 군사적 안보문제와 연계되어 북한의 대일외교를 제약하는 중요한 전제가 되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의 대일외교는 앞으로도 6자회담이나 다른 형태의 외교적 접촉을 통해 진행되겠지만, 북한이라는 약소국과 일본이라는 중견국의 협상 특성 때문에 경제적 이익의 추구나 위기상황의 전환이라는 목적을 위해 제한된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대일협상의 진전을 원한다면 납치문제의 해결을 통한 일본과의 선(先) 관계개선이라는 카드를 쓸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주제어: 6자회담, 약소국, 중견국, 일본, 북한, 협상전략